제 4 장. 목적을 달성하기 나만의 방법(10개월 학습법)
1단계: 무작정 외우기(Memorizing) - 2개월
2단계: 무작정 말하기(Practice) - 4개월
3단계: 영어 듣기(Listening) 와 어휘(Vocabulary) 공부 - 4개월
10개월간 영어 공부를 해서 외국인과 30분간 대화하기가 나의 목표다. 그래서, 무작정 외우기 2개월, 무작정 말하기 4개월, 듣기와 어휘 공부에 4개월을 투자했다. 1단계와 2단계에서는 목표는 암기화 말하기에 집중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불필요한 요소, 즉, 액센트, 문법, 발음 등은 일단 무시한다. 그래서 ‘무작정’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하지만, 3단계는 절대 ‘무작정’ 듣거나, ‘무작정’ 외워서는 안 된다. 의미 없는 반복해서 많이 듣기는 시간 낭비이다.
물론 나중에 영어듣기가 어느 정도되면 다른 이야기다. 이때는 자막이 불필요하다. 하지만 CNN을 최소한 절반 이상 알아듣기 전까지는 자막을 항상 보면서 공부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최대한 영어를 많이 들어야 한다. 들을 때 영어자막을 꼭 넣고 보아야 한다. 물론 영어가 들리기 시작하면 자막 없이 봐도 상관없다. 하지만 안 들리는 문장을 무작정 듣지는 말라는 뜻이다. 알고 있는 문장을 최대한 반복 훈련하기가 중요하다.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 하게 된 이유는 언어란 많은 노출이 되어야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영어의 경우에 있어서는 무작정 노출이 아닌 그 문장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노출을 시켜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로제타 석이 갖는 의미를 한번 더 집어보자. 영어 학습 방법 중에 잘못 알려진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한 가지가 모르는 영어 문장을 계속해서 듣게 되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된다고 한다. 이 말이 참이라면 위에 그려진 이집트 상형문자를 오랫동안 반복해서 처다 보기만 하면 상형문자의 뜻을 저절로 알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로제타 석이 발견되기 전 까지는 이집트 상형문자는 비밀의 문자이었으며, 로제타 석이 발견된 이후에도 이집트 상형문자 해석에 논란이 있는 중인데, 어떻게 처다 보는 것만으로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바꾸어 말해서, 모르던 영어 문장을 계속해서 듣는다면 영어 문장이 어느 순간 들릴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영어 대화를 할 때 '태양은 유일한 물체니까 the를 써야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일부 영어 학자들은 로제타 석 없이도 이집트 상형문자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 상형문자 문법을 만들었을까?
이런 현상을 반추해 보면 왜 우리나라 영어학자들이 영어 규칙을 찾아내려고 하는지 나는 이해가 잘 안 된다. 근본적으로 언어란 규칙적이 아니다. the 와 a (정관사와 부정관사)의 사용 사례를 하나 하나 범주를 만들고 그 범주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예외처리하고 있는걸 이해하기 쉽지 않다. 물론 순수 영어를 학문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 있는 작업일 수 있으나, 일반인들을 위한 수준에서 이런 내용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
위 그림은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이다. 아마 로제타 석(스톤)에 대하여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해독하게 만들어준 키가 바로 로제타 석이다. 로제타 석이 발견되기 전까지 이집트 상형문자는 비밀의 언어였다. 이집트 피라미드를 비롯해서 이집트 파피루스 여기저기에 쓰여있는 상형문자를 해석하기 위해 많은 언어학자들이 노력했으나 아무도 해석할 수 없었다. 아무리 똑똑하고 체계적인 연구 방법을 가진 집단이더라도 고대의 단순한 언어를 해석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이것은 그들만의 기호이고 일정한 원칙이란 언어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제타 석이 발견되고 나서야, 로제타 석에 상형문자와 그 해석을 그리스어로 해놓고 있었기 때문에 덕분에 상형문자를 해석할 수 있었다.
(이집트 고대 상형문자 Egyptian hieroglyphs)
다소 부적절한 예가 될 수 있기는 하나, 내 생각에 언어란 기본적으로 암호에 가깝다. 머리를 싸맨다고 해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고 싶다. 아무리 영어나 중국어를 반복해서 들어도 모르는 문장은 절대로 들리지 않는다. 쉽게 듣기만 하면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는 달콤한 말에, 아까운 내 시간 낭비를 했던 것이다.
한때, 나도 영어 문장 약 5분짜리를 내용도 모르면서 무조건 반복해서 들으면서 영어 공부했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잠자면서도 틀어놓고 잠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 만약 영어가 아니고 일본어라면 아주 작은 가능성이 있는 방법이다. 무조건 반복해서 듣기만 계속하면 언젠가 귀가 뚫린다는 이론은 영어. 중국어와 같이 우리나라 말과 어근을 달리하는 언어에는 절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영어 듣기는 정말이지 어렵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나이 먹어서 미국에 이민간 분들 중에 미국에 10년을 살고 계셔도 미국 뉴스를 못 알아듣는 분도 계시다. 우리가 영어 공부에서 착각하고 있는 큰 오해 중 하나가 미국에만 가면 영어가 들리고 말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가 있으나 영어와 한국어 구조가 틀리기 때문에 성인인 경우에는 많이 듣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말하기를 먼저 배웠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먼저 한 것뿐이다. 실 생활에서 대화란 알아듣지 못하면 내가 말할 수 없다. 사실 듣기는 말하기의 전제 조건인 것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 수준의 영어 듣기 능력이란 일상생활 중에서는 가장 알아 듣기 쉽다는 뉴스를 기준으로 해서도 10%로 채 알아 듣지 못한 것 같다. 꺼꾸로 10%를 못 알아들어도 무슨 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겨우 10% 알아 들을 수 있는 영어 실력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과 1;1로 30분간 대화하기란 어렵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자막 없이 보는 경우는 더욱더 알아듣기 힘들다. 자막이 있을 경우에는 짧은 문장이나 쉬운 문장은 알아듣기도 한다.
2단계 말하기 연습이 끝나게 되면 어느 정도 영어로 말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붙는다. 사실 이 정도만 되어도 일상에서 여행가고 간단한 대화를 하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과 30분간 영어 대화"라는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배운 영어는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과 영어를 배우는 학생 사이에 만들어진 대화이다. 일상의 대화가 아니다. 한국에 있는 모든 원어민 영어선생은 천천히, 또박 또박, 큰 소리로, 반복해서 여러분에게 질문을 한다.
각설하고 이분과 앞에서 영어를 하게 되면 영어가 너무 잘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선생과 달리 이분은 한번도 내가 틀린 말을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떨 경우에는 내가 쓰는 이런 표현은 어색하지 않느냐고 질문하더라도 미국선생은 신경 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보통의 일반 미국 사람이라면 그 정도 말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말씀 하신다. 즉,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것이 말하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다. 단지 이 과정에서 선생의 역할은 내가 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계속 부추겨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분은 내가 영어 공부하는 중간에 인터넷 언어교환학습 사이트에서 만났다. 나이는 나보다 8살 위이고 미국에서 병원을 운영하시는 의사선생이다. 이분과는 1주일에 1회 약 2시간 언어 교환 형식으로 수업한다. 처음 1시간은 영어수업시간, 즉 내가 영어를 배우는 학생이고 미국인 선생이 되는 것이다. 다음 1시간은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고 미국인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다.
나는 이 말하기 과정에서 약 10명의 원어민 선생으로부터 배웠다. 모두들 영어 초보인 내가 말하고 나면, 어떤 선생은 말하는 도중에 "아 미안하지만 그런 표현 보다는 이런 표현이 더 좋아요.", "지금 말한 건 문어체이어서 대화에서는 안 씁니다." 등 내가 잘못한 영어문장을 고쳐주었다. 단 한 명만 빼고. 내 경우는 운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 한 명의 선생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나도 영어 공부를 중간에 포기 했을지 모른다.
2단계 전략 편에서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모든 선생은 가르치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임무가 틀린 부분을 바르게 고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하기 연습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선생이 가르쳐주는 순간 마다 배우는 사람의 자신감을 떨어뜨려 한마디 말 할 때마다 주저하게 된다. 즉, 내가 말하기를 연습해야 하는데 선생 때문에 말하기가 무섭다.
2단계 말하기 전략도 마찬가지다. 이때는 내가 영어로 얼마나 많은 말을 자주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내 말이 문법에 틀리고 맞고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영어로 계속해서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적은 영어전공자 수준의 높은 수준의 완벽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친구와 대화를 이어가는 수준의 영어이기에 약간의 버퍼는 충분히 있다.
무조건 외운다. 이때는 암기에 불필요한 나머지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다. 즉, 발음의 정합성, 액센트, 리듬은 일단 배제하고 암기가 어려운 전치사(on, at, in)도 틀릴 수 있다고 전제를 세웠다. 그리고 문장의 뜻도 정확히 알 필요 없다. 1단계 전략에서는 주어진 영어문장을 외우기에 집중한다.
그래서, 나는 영어 배우는 순서를 모두 내 기준으로 바꿨다.
또한, 영어 문법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했다. 문법에 틀리지 않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쩌면 대학교 영어과 4년을 다시 다녀야 될 지 모른다. 처음 부터 문법에 맞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며, 이 과정 때문에 또 영어 배우기를 중지할 개연성도 너무 크다.
일본 사람이 한국어를 배우면 한국어로 인사말을 다음과 같이 한다. "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중국어 기초에서 중도 포기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그래서 내 경우는 단어 각각 성조를 제대로 못 발음하더라도 중국어 문장을 통으로 암기하는 편이 좀더 중국어를 배우기 쉬운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 과정에서 따라잡기에 너무 힘든 부분, 예를 들면, 정확한 미국식 발음, 액센트, 문장 리듬 등은 포기하고 시작했다. 이런 방식의 접근은 중국어를 배울 때도 적용했다. 중국어를 배울 때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발음 중 성조(tone)를 정확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중국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사성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중국인들은 알아들을 수 없고, 우리나라 말에는 없는 특질이기에 배우기 힘들지만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과거처럼 두마리 토끼를 잡다가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토끼만 따라가기로 한 것이다.
반면, 나의 경우에는 이미 나의 뇌는 한국어로 완전히 굳어진 상태이며, 내 주변환경에서 영어를 들을 수 있는 건 아주 희박하다. 즉, 모국어 배우듯 배울 수 있는 조건은 이미 아니기에 나만의 영어 공부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영아기 때부터 뇌의 언어발달기관이 가장 활발할 때, 동시에 매일 매일 모국어를 자연스럽게 듣고 따라서 말하는 주변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특별한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우고 구사하는 것이다.
언어를 모국어로 배울 때, 말하기(speaking), 듣기(listening), 읽기(reading), 쓰기(writing)으로 구분하지 않고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하고 읽기, 쓰기를 배우는 순서로 진행된다.
- 1단계: 무작정 외우기(Memorizing) 2개월 동안 미국 드라마 에피소드 1개를 20분 이내에 외운다. - 2단계: 무작정 말하기(Practice) 4개월 동안 영어 말하기를 연습한다. - 3단계: 영어 듣기(Listening) 와 어휘(Vocabulary) 공부 4개월 동안 영어 듣기와 동시에 어휘를 늘린다. |
우선 통상의 방법으로는 내가 세운 목표 "10개월 만에 외국인과 영어로만 30분간 대화하기"를 달성하기에 너무 짧은 기간이라서, 단계별로 달성 가능한 계량화된 기간별 전략(방법)을 세웠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영어 공부 전략을 세웠다.
영어 실력이 형편없던 건 알고 있지만, 나는 이미 세상을 보는 다른 눈을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나이를 먹는 동안, 회사생활을 해왔고, 그 회사 생활에서 무수히 많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른 목표를 달성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만약 학원에 등록해서, 레벨 테스트를 받았다면 회화 초급반 수준에 배정될 것이었다.
약 30년 이상 영어와 담쌓고 지낸 결과라 이상하지 않았다.
이 당시의 영어실력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간단한 영어문장을 해석할 정도는 되었다. 아마 중학교 수준 정도의 영어실력일 듯하다. 조금만 복잡해지면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곤 했다. 즉, 내가 번역하는 수준이 기계 번역에 미치지 못한 정도로 처참했다. 물론 영어로 작문하는 건 쉬운 문장조차 버거웠다.
이건 내가 영어회화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있었으나, 실제로 공부에 이르런건 아주 작은 시간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다. 또한 대학교 교양으로 배웠던 영어 수업 이후에 제대로 된 영어학습이 없었기 때문에 알았던 단어도 아주 희박한 기억만 남아있었다.
사실이지, 영어를 공부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시점의 내 영어실력은 아주 형편없었다.